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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숙] 덜컹거리는 도시/황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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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286회 작성일 2022-02-19 23:06:1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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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컹거리는 도시/황정숙 

막, 바람을 주입한 애드벌룬처럼
빵빵하게 부푼 저 하늘을 새 부리가 쪼았나
지구 풍선에 누가 구멍을 뚫었나
그림자도 없이 달려와
바람이 창문을 잡고 뒤흔든다
창틈으로 소리들이 들어오려 악을 쓴다
날카로운 앞니로 쏠은 곳에서
바람은 한꺼번에 솟구쳐 나왔으리라
댐에 가뒀던 물처럼 터진 바람구멍은
제 심장을 뛰쳐나와
빈 깡통을 걷어차며
유리창의 뺨을 후려치며 온다
쏴아아 - 쏴아 물의 울음을 우는
바람의 소릴 듣는다
도시는 나뭇잎처럼 술렁거린다
새벽이 오기까지
문과 창문과 천막들은 수없이 멱살을 잡힌다
불 꺼진 창문을 미친 듯 두드려도
벽들은 끄떡도 하지 않는다
바람과 맞선 전선이 몸을 부르르 떤다
구멍 난 심장을 두 손으로 눌러도
나는 수없이 덜컹거리고
도시의 밤은 여전히 수상하고

[이 게시물은 이창민님에 의해 2025-03-31 17:39:25 황정숙의 시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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