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든] 중앙병원/김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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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병원/김해든
환자복을 입고 병실 침대에 누운 아버지
깨끗한 이목구비가 처음으로 맘에 들었다
체온계가 잦은 걸음으로 병실을 들락거리자
아버지는 거친 호홉중에 눈을 크게 뜨고
교대시간이라고 팔을 휘젖다 잠잠해졌다
공포에 질린 먹구름이 낮은 처마를 잠식했다
폐에 탄재가 덮히도록 평생을 캤어도
어둠뿐인 구덩이는 깊이를 알 수 없었다
어머니가 젖은 가계를 이고 갈팡질팡 하는 사이 우리들은 석탄더미에서 골라버린 돌멩이들과 골목을 아무렇게나 굴러 다녔다
보호자 간이 의자에서 깜빡 졸다 나와보면 불 켜진 병실 마다 늘어진 링거줄들
병원은 거대한 수생식물원이었다
아버지의 대진 광업소 동료들이
식물이 되어 다시 묶이고 있었다
환자복을 입고 병실 침대에 누운 아버지
깨끗한 이목구비가 처음으로 맘에 들었다
체온계가 잦은 걸음으로 병실을 들락거리자
아버지는 거친 호홉중에 눈을 크게 뜨고
교대시간이라고 팔을 휘젖다 잠잠해졌다
공포에 질린 먹구름이 낮은 처마를 잠식했다
폐에 탄재가 덮히도록 평생을 캤어도
어둠뿐인 구덩이는 깊이를 알 수 없었다
어머니가 젖은 가계를 이고 갈팡질팡 하는 사이 우리들은 석탄더미에서 골라버린 돌멩이들과 골목을 아무렇게나 굴러 다녔다
보호자 간이 의자에서 깜빡 졸다 나와보면 불 켜진 병실 마다 늘어진 링거줄들
병원은 거대한 수생식물원이었다
아버지의 대진 광업소 동료들이
식물이 되어 다시 묶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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