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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례] 동면/조성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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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279회 작성일 2022-03-09 14:15:1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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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면/조성례

아주 작은 나무 한 그루가 겨울을 감지한다
나무는 제 몸의 이파리들을 떨궈 발등을 덮는다
비로소,침묵에 드는 겨울의 뿌리들이여!
발등을 덮은 작은 나무는
물관을 통해 수분을 간직하고
겨울은 기린의 목을 닮아 휘청휘청 내게로 온다
점점 두꺼워지는 껍질처럼
나이테들이 한 겹씩 남루를 껴안는다
남루 속에서 반짝이는 섬광들이
당신의 창문 밖을 기웃거리고
겨울을 이겨내지 못한 어린줄기가
추운 공중을 향해 여린 팔을 휘두를 때
줄기마다 내년을 약속하는 꽃눈,꽃눈,꽃눈,
그리고 온기를 보내는 당신의 작은 나무
시린 발을 땅속 깊이 묻고
나는 긴 잠을 자기로 한다
캄캄해서 환한 눈을 감고 당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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