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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숙] 엎드린 방/황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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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87회 작성일 2025-04-01 22:23:3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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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드린 방/황정숙

 꿈이 잠 표면을 걸었다
우리의 꿈은 어디까지 갈 수 있는 거니

  그토록 먼 세계가 되려고 시궁창 같은 세계와 꿈을 느낀다면 잠 밖으로 나간 잠 속의 나와 잠 밖의 내가 동시에 무엇을 할 수 있는 거니

방이 집 표면을 걸었다
방이 달리면 방의 세계가 달리는 거겠지

  방에는 침대도 있고, 꽃병도 있고, 서랍들도 있고 침대가 달리고, 꽃병도 달리고, 서랍이 서랍의 손을 잡고 밤의 세계가 집 밖에서 달리면 밤의 세계였던 시계는 어떻게 되겠니 시계는 어느 방향으로 달리겠니 밤이 달리다 비를 만나면 물방울 건너 물시계, 물방울 건너 물시계 언제부터 밤의 세계가 물을 건너고 있었지?

집이 지구 표면을 걸었다
지루해지면, 지구 표면을 체스판으로 게임을 했지

  물방울을 꽂고, 잠을 꽂고, 집을 꽂고. 흑백의 말을 꽂고 물리고 반복하다 "체크메이트" 꿈 모양의 킹. 숍. 룩, 나이트 기억해? 나는 꿈밖의 네 이름을 불렀지만 듣지 못했지 두 개의 다리를 건넜거나 같은 다리를 두 번 건넜을 때 서쪽에서 동쪽으로 집은 한 바퀴 돌았던 거야 집이 돌다 왕을 잡아버리면 꿈 안으로 들어간 꿈밖의 나와 꿈 안의 내가 동시에 죽었다

내 집은 엎드린 방마다 꿈이 죽는 세계

-애지 봄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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