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재] 공곶이/김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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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곶(鞏串)이/김연재
천 만 송이 수선화가 키를 맞추며
노란 물결을 만들어 내고 있다
91세 할아버지
87세 할머니
거제 공곶이에서 수선화 꽃밭에 살고 있다
소리를 듣지 못 하는 할머니
혼자 말에 익숙해진 할아버지
앞바다에서 성게를 잡아 온 할머니는
할아버지 숟가락에 수선화 꽃잎 같은
성게알을 올려놓는다
꽃 중의 꽃은
할머니라고 소년처럼 말하는
할아버지의 가슴은
밀물과 썰물이 들고 나는
넓은 수평선
60년 만에 찾아온 한파에 귤나무 2,000주를 날리고 빚더미에 머리카락이 백발로 변한 할아버지는 주머니에 든 2,000원으로 수선화 두 뿌리를 샀다
노란 꽃을 피워내기 위해
60여 년을 맨손으로 일궈내고
천국에서 사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천 만 송이 수선화가 키를 맞추며
노란 물결을 만들어 내고 있다
91세 할아버지
87세 할머니
거제 공곶이에서 수선화 꽃밭에 살고 있다
소리를 듣지 못 하는 할머니
혼자 말에 익숙해진 할아버지
앞바다에서 성게를 잡아 온 할머니는
할아버지 숟가락에 수선화 꽃잎 같은
성게알을 올려놓는다
꽃 중의 꽃은
할머니라고 소년처럼 말하는
할아버지의 가슴은
밀물과 썰물이 들고 나는
넓은 수평선
60년 만에 찾아온 한파에 귤나무 2,000주를 날리고 빚더미에 머리카락이 백발로 변한 할아버지는 주머니에 든 2,000원으로 수선화 두 뿌리를 샀다
노란 꽃을 피워내기 위해
60여 년을 맨손으로 일궈내고
천국에서 사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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