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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철] 빗소리/이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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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37회 작성일 2025-04-09 20:06:2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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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이범철

창문 넘어오는 빗소리 가슴을 두드린다
색깔 고운 소리에 잠을 깨어 창밖 수북이
어깨 부딪치며 굴러가는 소리 줍는다
여름날 한때 먼먼, 잊어버린 이름 데려와
내 고인 턱 아래 놓고 갔던 소리의 알들
때로 날아가 버릴 듯 부풀어 오르던 내 가슴
젖은 습자지 같은 빛깔로 적시며
가라앉혀 놓던 소리의 물결들
여름 지나 가을 드니
붉고 노란 얼굴로 말하고 있다
저 둥근 소리 손바닥 가득 주워
가슴의 빈 주머니 채워 돌아온다
가을을 지나가는 이여
고개 들어 빗소리와 마주 앉아 
지나쳐 버린 아쉬운 이야기를 밤새 쓰자
낡고 바랜 신발을 신고 거리에 서서
색색의 가을 빗소리를 밟으며 걷자 
수풀 쌓인 무너진 길을 가만가만 걸으며
발등으로 오르는 빗소리를 바라보자
내 쓸쓸해진 가슴이 붉어질 때까지
우산도 없이
걷고 걷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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