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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의 시

심야 상황실-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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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703회 작성일 2021-10-20 11:14:0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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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상황실
          박환

밤을 잃어버린 세계가 윙윙거리는 걸까

죽어버리겠다와
죽여버리겠다의 차이를 실감한다

다급하게 전화선을 타고 도착한 것들
차 안에서 지핀 번개탄
표정을 날린 얼굴
옆자리에 올려놓은 유서

새벽 끝에 걸려
모든 것을 지켜본 달과
저승 앞에서 보낸 발신자 없는 메시지

스푼 방향으로 생각을 돌려
커피 믹스 한 잔을 마신다
유언같이 씁쓸한 밤을
목구멍 속으로 넘기며
문득, 곤히 잠들었을 가족의 얼굴을 떠올린다

망에 걸려 아우성치는 비보들
익숙해질 만도 한데
눈동자가 자꾸 흔들리는 밤

유리문 사이에 갇힌 풍뎅이는
파닥임을 그치지 않는데

사이랜처럼 들려오는 환청
내가 없더라도 잘 지내라는 말
사람을 벗어버린 그는
이제 조금 가벼워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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