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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리샤] 토르소/김애리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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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338회 작성일 2021-11-13 19:45:3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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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소/김애리샤

명랑한 저녁입니다

사람을 믿는 일이란
몸통만 있는 개가 되어가는 것입니까
입이 없는 개는 없는 귀를 의심합니다
꼬리로만 말합니다

차가운 쇠기둥이 내 속에
박혔습니다
아랫도리부터 심장까지
관통했습니다
시시각각 나는 당신을 믿는다고
믿었습니다
자상한 쇼윈도 같은 당신은 나를
투명하게 진열했습니다

나는 사지 잘린 개가 되었습니다

그래요, 나는 몸통만 남은 채
투명해졌습니다
내가 지워지는 사이 당신은
안녕하셨나요
있지도 않은 충직한 나의 꼬리는
웃음을 흘려댑니다

당신이 내 뒤에서
내 머리통을 들고
조용히 따라오는 저녁입니다 나는,
없는 머리통을 흔들어 대며
더 할 수 없이
명랑한 저녁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나는 사지 잘린 개가 되었습니다

[이 게시물은 이창민님에 의해 2025-03-31 14:35:58 김애리샤의 시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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