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안] 이태원에서 한강진 가는 길/이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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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에서 한강진 가는 길/이슬안
한강진으로 가는 고갯길 상점들은
이국의 표정을 하고 있다
더욱 외로워지기 위해
기차를 먼저 보낸 나는 무욕과 욕망을
동의어로 읽는다
주머니가 비어있는 사람처럼
한 번도 사랑해보지 못한 것처럼
아무 감흥 없이 신발을 끌며
기웃거려도 떠오르는 사람 하나 없는 나는
난민이다
하류로 내려오는 길
부잣집 담벼락에 뜬금없게 핀 능소화가
가랑이 사이를 누르며 감춘
내 욕망의 잡식성 같아서
길바닥에 버려진 죽은 핏빛 아보카도 껍질이
내 생의 알맹이 같아서
파랗게 질려가는 이태원의 오후
겨우 걸음을 옮기며 내려간
한강진역에서는
한강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듣고
아무렇지 않은 척 흘려보내는 내 강물의 저녁은
무표정이다
[이 게시물은 이창민님에 의해 2025-03-31 15:13:39 이미루의 시에서 이동 됨]
한강진으로 가는 고갯길 상점들은
이국의 표정을 하고 있다
더욱 외로워지기 위해
기차를 먼저 보낸 나는 무욕과 욕망을
동의어로 읽는다
주머니가 비어있는 사람처럼
한 번도 사랑해보지 못한 것처럼
아무 감흥 없이 신발을 끌며
기웃거려도 떠오르는 사람 하나 없는 나는
난민이다
하류로 내려오는 길
부잣집 담벼락에 뜬금없게 핀 능소화가
가랑이 사이를 누르며 감춘
내 욕망의 잡식성 같아서
길바닥에 버려진 죽은 핏빛 아보카도 껍질이
내 생의 알맹이 같아서
파랗게 질려가는 이태원의 오후
겨우 걸음을 옮기며 내려간
한강진역에서는
한강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듣고
아무렇지 않은 척 흘려보내는 내 강물의 저녁은
무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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