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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구] 세월/곽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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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8회 작성일 2025-06-17 21:36:2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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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곽재구

사랑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세월은 가슴팍에 거친 언덕 하나를 새겨놓았다

사람들이 울면서 언덕을 올라올 때
등짐 위에 꽃 한 송이 꽂아놓았다

우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눈물을 모아 염전을 만들었다

소금들은 햇볕은 만나 반짝거렸다
소금은 소금 곁에서 제일 많이 빛났다

언덕을 다 오른 이가 울음을 그치고
손바닥 위 소금에 입맞추는 동안

세월은 언덕 뒤 초원에
무지개 하나를 걸어놓았다

-  『푸른 용과 강과 착한 물고기들의 노래』(문학동네,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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