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광규] 공처사 전상서/공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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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孔)처사 전상서/공광규
뒤꼍 대숲 건너가는 빗소리
산등성이 파도쳐 오는 솔바람소리 데리고 앉아
눈 푸른 당신과 차 나누며
마음속 구름 확 열어 젖혀본 게 언제였던가
올 겨울 폭설에 갇혀
세간에서 보내온 잡문은 읽지도 않고
백김치 국물 뚝뚝 떨어지는 공양 짓다말다
끄떡거리는 헌 경상(經床)을 천수경으로 받치고
경(經)을 읽다 말다 하다
나무부처 도끼로 찍고 시줏돈으로 불 쏘시게 하여
몸이나 훈훈히 지피다가
저 순백의 본지풍광(本地風光)으로 먼저 갑니다
그러니 눈 녹으면 여름 장마에
떠내려간 다리를 대신하여 돌부처 끌어다가
거기 산문 밖 사람들 쉽게
절에 오르도록 징검다리 놓아주세요
내 시신을 찾느라 인력을 낭비하지 말고
장작을 없애 사리도 수습하지 말며
비석과 부도로 기억하지 말아
살은 짐승과 벌레의 먹이가 되고
뼈가 부서진 자리에 풀 한 포기 자라게
그냥 내버려두세요.
뒤꼍 대숲 건너가는 빗소리
산등성이 파도쳐 오는 솔바람소리 데리고 앉아
눈 푸른 당신과 차 나누며
마음속 구름 확 열어 젖혀본 게 언제였던가
올 겨울 폭설에 갇혀
세간에서 보내온 잡문은 읽지도 않고
백김치 국물 뚝뚝 떨어지는 공양 짓다말다
끄떡거리는 헌 경상(經床)을 천수경으로 받치고
경(經)을 읽다 말다 하다
나무부처 도끼로 찍고 시줏돈으로 불 쏘시게 하여
몸이나 훈훈히 지피다가
저 순백의 본지풍광(本地風光)으로 먼저 갑니다
그러니 눈 녹으면 여름 장마에
떠내려간 다리를 대신하여 돌부처 끌어다가
거기 산문 밖 사람들 쉽게
절에 오르도록 징검다리 놓아주세요
내 시신을 찾느라 인력을 낭비하지 말고
장작을 없애 사리도 수습하지 말며
비석과 부도로 기억하지 말아
살은 짐승과 벌레의 먹이가 되고
뼈가 부서진 자리에 풀 한 포기 자라게
그냥 내버려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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