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씨/공광규 > ㄱ

본문 바로가기

회원로그인

오늘
399
어제
861
최대
3,544
전체
298,146
  • H
  • HOME

 

[공광규] 말씨/공광규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이창민 조회 419회 작성일 2025-02-15 20:57:59 댓글 0

본문

말씨/공광규

 마음으로 만졌을 때
 악기처럼 아름다운 당신
 몸 속에서 튀어나온 부드러운
 말씨 한 알이 어느새
 들숨 날숨 통해 내 몸 속
 허파꽈리거나 위벽에 붙어
 가는 뿌리를 내리고 잔가지를 뻗는다 했더니
 내 마음 천장까지 뚫고 자라
 큰 나무가 되었습니다
 한참 쓰리고 아플 때는 몰랐는데 그것이
 내 몸 속 실핏줄까지 뻗어 가는 당신이었다니
 심장이 터지고 가슴이 찢어져서야
 당신이 크게 내 안에 자라있음을 알다니
 그리움의 숲에서 한아름 커진 당신을
 마구 안아보다 감당이 안돼
 그 나무 아래 가서
 앉아있기도 누워보기도 하다
 아예 기둥 삼아 집을 지어
 오래오래 머물거나 장작으로 패서
 남은 생애를 따뜻하게 데우거나
 관을 짜서 함께 썩으려고 합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ITE M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