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상호] 그림자에게도 우산을/길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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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에게도 우산을/길상호
차마 나누지 못할 이야기가 있어
그림자 하나씩을 이끌고 왔다
비 내리는 골목 술집을 찾다가 불빛 아래
출렁이고 있는 사람들
그늘진 말들만 모두 담고 있어서
바닥을 벗어날 수 없는 사람
씻겨도 씻겨도 어두운 사람,
술잔을 비우면서 우리들은 또
혓바닥에 쌓인 그늘을 보태놓겠지
빗방울이 지우려고 세차게 내려도
발목을 놓지 않는 그에게
살며시 우산을 씌워주었다
발목에 복사뼈를 심고 기다린
무릉도원에 닿으면 그도 일어나 걸을까
발바닥을 함께 쓰는 이곳에서는
손잡아 일으킬 수 없는 사람,
그를 위해 처음으로 내 어깨가 젖었다
-시집 『모르는 척』(천년의시작, 2007) 중에서
차마 나누지 못할 이야기가 있어
그림자 하나씩을 이끌고 왔다
비 내리는 골목 술집을 찾다가 불빛 아래
출렁이고 있는 사람들
그늘진 말들만 모두 담고 있어서
바닥을 벗어날 수 없는 사람
씻겨도 씻겨도 어두운 사람,
술잔을 비우면서 우리들은 또
혓바닥에 쌓인 그늘을 보태놓겠지
빗방울이 지우려고 세차게 내려도
발목을 놓지 않는 그에게
살며시 우산을 씌워주었다
발목에 복사뼈를 심고 기다린
무릉도원에 닿으면 그도 일어나 걸을까
발바닥을 함께 쓰는 이곳에서는
손잡아 일으킬 수 없는 사람,
그를 위해 처음으로 내 어깨가 젖었다
-시집 『모르는 척』(천년의시작, 2007)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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