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상호] 어떤 노숙자/길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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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노숙자/길상호
아파트 쓰레기장 한쪽에
사각형 반듯한 꿈을 꾸던 그가 있다
사고가 있었는지 회로판을 드러내놓고
브라운관은 산산이 깨져버려
채널을 돌려도 이제
어떤 삶의 잔상도 떠오르지 않으리라
한때 그
모두의 눈을 고정시킬 만큼
뛰어난 직조술을 자랑하지 않았던가
두 갈래 더듬이로 찾아낸
가닥 가닥의 전파들을 끌어 모아
수놓았던 허상들 앞에
나도 몇날며칠을 붙들린 적 있다
플러그가 손잡았을 빈 구멍은
이제 쓸슬함에 감전되어 침묵하거나
다른 놈과 짜릿한 연애를 즐기겠지
버려진 인생은 먼지를 끌어다
제 속에 고요를 재우고 있다
모든 게 허상이었던 꿈이
내 속에서도 지지직,
혼선을 일으킨다
아파트 쓰레기장 한쪽에
사각형 반듯한 꿈을 꾸던 그가 있다
사고가 있었는지 회로판을 드러내놓고
브라운관은 산산이 깨져버려
채널을 돌려도 이제
어떤 삶의 잔상도 떠오르지 않으리라
한때 그
모두의 눈을 고정시킬 만큼
뛰어난 직조술을 자랑하지 않았던가
두 갈래 더듬이로 찾아낸
가닥 가닥의 전파들을 끌어 모아
수놓았던 허상들 앞에
나도 몇날며칠을 붙들린 적 있다
플러그가 손잡았을 빈 구멍은
이제 쓸슬함에 감전되어 침묵하거나
다른 놈과 짜릿한 연애를 즐기겠지
버려진 인생은 먼지를 끌어다
제 속에 고요를 재우고 있다
모든 게 허상이었던 꿈이
내 속에서도 지지직,
혼선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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