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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호] 응시/길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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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457회 작성일 2025-03-09 13:32:3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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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시/길상호

빨랫줄의 명태는
배를 활짝 열어둔 채
아직 가시 사이에 박혀있는 허기마저
말려내고 있었네
꾸덕꾸덕해진 눈동자를
바람이 쌀쌀한 혀로 핥고 갈 때도
결코 흔들리지 않았네
꼬리지느러미에서 자라난 고드름
맥박처럼 똑.똑.똑.
굳은 몸을 떠나가고 있었네
마루 위의 누런 고양이
한 나절 미동도 없이
자리를 지켰네
빨랫줄을 올려다보는 동안
고양이는 촉촉한 눈동자만 남았네
허기를 버린 눈과 허기진 눈이
서로를 응시하고 있는
참 비린 한낮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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