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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택] 꽃 지고 난 후의 연두/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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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374회 작성일 2025-03-09 16:43:3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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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지고 난 후의 연두/김기태

    아직 말할 줄 모르는 어린 혀의 색이다
    제가 연두인지 모르는 색이다
    색이 없는 곳에 있다가
    햇빛과 바람이 닿자마자 막 생겨난 색이다
    하늘이 땅이 오래오래 감춰두었다가
    조금씩 내어준 색이다
    알 수 없는 색이 계속 스며들고
    처음 보는 색이 제 안에서도 우러나오고 있어
    아직 어떤 색이 될지 모르는 색이다
    소리는 명랑하고 가락은 활발하지만
    노래가 뭔지 모르는 새가
    여리게 우짖으며 퍼뜨리는 색이다
    봄이 더 익어
    굳은살 단단한 살 짙푸른 살이 잎에 붙으면
    그 속으로 들어가
    다시는 나올 것 같지 않은
    아슬아슬하고 조마조마한 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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