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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광규] 부부론/공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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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75회 작성일 2025-03-23 10:45:4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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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론/공광규

오늘은 아내가 없이 밥을 먹네
된장을 끓이고 오래된 반찬을 내놓고
아이들과 둘러앉아 삼겹살을 굽네
집나간 아내를 욕하면서 걱정하면서

결혼은 삼겹살을 굽는 것이네
타지 않게 골고루 잘 익혀야 하는 것이네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게 불꽃을 조절하고
알맞게 익도록 방심하지 않는 것이네

결혼은 된장국을 끓이는 것이네
알맞은 양을 물에 풀고
양념을 넣고 자꾸자꾸 간을 보는 것이네
된장과 양념의 조화를 맞추는 것이네
그걸 몰라서 아내가 없이 밥을 먹네
된장을 끓이고 오래된 반찬을 내놓고
아이들과 둘러앉아 삼겹살을 굽네
집나간 아내를 욕하면서 걱정하면서.

-계간『시와 정신』(2008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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