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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호] 보이지 않는 손/길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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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398회 작성일 2025-03-09 13:15:0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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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손/길상호

지루한 햇빛으로 가득한 날
도로 반대편 나무의 장난기는
장난이 아니었다
이파리 하나 떨어뜨려
마을버스 기다리던 남자의 등을
툭 치고는 모른 척,
돌아보아도 사람은 없고
귀신이 곡할 노릇
고개만 갸웃거리는 남자 옆에서
새나오는 웃음을 막은 채
나무는 가지를 들썩였다
시들어 있던 도로의 공기가 잠시
푸르게 살아나는 듯,
하지만 버스가 지나간 후 나무는
촉촉한 웃음기를 거두고
낄낄거리던 나의 웃음도 순간
뿌연 먼지를 뒤집어 썼다
가끔 뒤돌아보면 보이지 않는 인연도
시간의 장난이었던 것 같아
더는 나무를 상대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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