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태] 허수아비 타령/김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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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 타령/김선태
언제나 기다림 밖으로 가을은 돌아와서
다시 들판에 따가운 햇살을 이고
우리는 모두 허수아비로 서 있구나
나직이 달려오는 바람결에도 흔들리우고
들판을 어지럽히는 참새떼들 바라보며
훠어이 훠어이 크게 소리 한 번 못 지르는
우리는 허수아비로 이 가을을 내맡기는구나
털린 가을을 아프게 만지작거리며
떨어진 바지 저고리 밀짚모자 그대로
자꾸만 가슴 허허로워 안으로 흐느끼며
우리는 허수아비로 이 가을을 떠나 보내는구나
언제나 기다림 밖으로 가을은 떠나가고
다시 높푸른 하늘만 뜻없이 바라볼 뿐
우리는 모두 허수아비로 서 있구나
- 김선태,『간이역』(문학세계사, 1997)
언제나 기다림 밖으로 가을은 돌아와서
다시 들판에 따가운 햇살을 이고
우리는 모두 허수아비로 서 있구나
나직이 달려오는 바람결에도 흔들리우고
들판을 어지럽히는 참새떼들 바라보며
훠어이 훠어이 크게 소리 한 번 못 지르는
우리는 허수아비로 이 가을을 내맡기는구나
털린 가을을 아프게 만지작거리며
떨어진 바지 저고리 밀짚모자 그대로
자꾸만 가슴 허허로워 안으로 흐느끼며
우리는 허수아비로 이 가을을 떠나 보내는구나
언제나 기다림 밖으로 가을은 떠나가고
다시 높푸른 하늘만 뜻없이 바라볼 뿐
우리는 모두 허수아비로 서 있구나
- 김선태,『간이역』(문학세계사,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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