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구] 나룻물 강생원의 배삯/곽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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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룻물 강생원의 배삯/곽재구
나룻물 강생원은
젊어서 제월리 나루터의
뱃사공이었지요
남원 장 보러
옥과 입면 사람들
강생원 배를 타고
섬진강을 건넜는데요
배가 남원 땅에 다 닿으면
장꾼들에게 꼭 이렇게 말하지요
어 참 봄볕도 좋다
돌아올 때 꽃 한 짐 꺾어오시오
이를테면
그 말이 곧 뱃삯이었는데
장 보고 오는 동네사람들
돌아오는 길에 진달래꽃 꺾고
살구꽃도 꺾고
수선화꽃이랑 조팝꽃도 실컷 꺾어서는
한 아름씩 강생원에게 주었겠지요
한 배 가득
장보따리와 꽃다발을 싣고
다시 강을 건너며
나룻물 강생원은 꼭 이렇게 말하지요
어 참 꽃 좋다
어 참 세상 이쁘다
- 『와온 바다』(창비, 2012)
나룻물 강생원은
젊어서 제월리 나루터의
뱃사공이었지요
남원 장 보러
옥과 입면 사람들
강생원 배를 타고
섬진강을 건넜는데요
배가 남원 땅에 다 닿으면
장꾼들에게 꼭 이렇게 말하지요
어 참 봄볕도 좋다
돌아올 때 꽃 한 짐 꺾어오시오
이를테면
그 말이 곧 뱃삯이었는데
장 보고 오는 동네사람들
돌아오는 길에 진달래꽃 꺾고
살구꽃도 꺾고
수선화꽃이랑 조팝꽃도 실컷 꺾어서는
한 아름씩 강생원에게 주었겠지요
한 배 가득
장보따리와 꽃다발을 싣고
다시 강을 건너며
나룻물 강생원은 꼭 이렇게 말하지요
어 참 꽃 좋다
어 참 세상 이쁘다
- 『와온 바다』(창비,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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