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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구] 섬/곽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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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28회 작성일 2025-04-10 21:38:0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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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곽재구

​섬이
물위에 떠 있는 것은
함께 지낸 이가 물 안에 누워 있기 때문이다

​북국으로 날아가는 새들이
함께 가지 못하는 살붙이 형제들을
그리워하며
꺼억꺽 목놓아 울
둥지 하나를 놓아주기 위함이다

​달이 환한 밤
자신의 다리뼈로 만든 피리를 불며 오는 사내에게
당신이 찾는 뼈들이
여기 누워 있어요
이정표가 되어주기 위함이다

​별이 하늘에서 반짝이는 것은
지상에 얼마나 많은 서러운 섬이
홀로 고요히 노래를 부르는지 알기 때문이다

​육신은 때로
얼마나 가슴 저미는 환영인지
스스로의 눈물 안에 소금을 뿌리기 때문이다

​- 『푸른 용과 강과 착한 물고기들의 노래』(문학동네,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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