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희] 안개 속에/문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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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속에/문정희
안개 속에 다소곳이 어깨를 기대고 서 있는
저 지붕들은 하나의 물음 같다
대답을 알려고 해서는 안 되는
심오한 그 무엇 같다
안개뿐이겠는가
때로 햇살 속에
눈부신 나체로 흔들리는 사과들을 보면
산들을 보면
끝내는 사라지는 것들의
장엄한 대답 같은 혹은 질문 같은
우리들의 육체와 육체 같다
그 사이를 살며
우리가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조금 물기 있고
조금 흔들리는 것인
안개 속에
서로 어깨를 기대고 부비는 것 말고
- 『나는 문이다』(문학에디션 뿔, 2007)
안개 속에 다소곳이 어깨를 기대고 서 있는
저 지붕들은 하나의 물음 같다
대답을 알려고 해서는 안 되는
심오한 그 무엇 같다
안개뿐이겠는가
때로 햇살 속에
눈부신 나체로 흔들리는 사과들을 보면
산들을 보면
끝내는 사라지는 것들의
장엄한 대답 같은 혹은 질문 같은
우리들의 육체와 육체 같다
그 사이를 살며
우리가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조금 물기 있고
조금 흔들리는 것인
안개 속에
서로 어깨를 기대고 부비는 것 말고
- 『나는 문이다』(문학에디션 뿔,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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