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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수] 칼국수/문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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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23회 작성일 2025-04-16 10:55:1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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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국수/문인수

어머니, 여름날 저녁 칼국수 반죽을 밀었다
둥글게 둥글게 어둠을 밀어내면
달무리만하게 놓이던 어머니의 부드러운 흰 땅
나는 거기 살 평상에 누워 별 돋는 거 보았는데
그 때 들에서 돌아온 아버지 어흠 걸터앉으며
물씬 흙냄새 풍겼다 그러고 또 그렇게
솥 열면 자욱한 김 마당에 깔려... 아 구름 구름밭
부연 기와 추녀끝 삐죽히 날아 오른다

이 가닥 다 이으면 통화가 될까
혹은 긴 긴 동아줄의 길을 놓으며
나는 홀로 무더위의 지상에서 칼국수를 먹는다

-  『홰 치는 산』(천년의시작,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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