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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종기] ​상처 5/마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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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7회 작성일 2025-04-18 11:18:0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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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5/마종기

​나이 탓이겠지만 요즈음에는
상처가 잘 아물지 않는다.
피가 많이 흐르는 것도 아니고
심하게 다친지도 않은 것 같은데
상처 안에 숨어 있는 작은 세포들은
자꾸 머리를 부딪히며 소리 죽여 운다.

나이 탓이겠지만 남들의 상처도
전보다 쓸데없이 더 잘 보인다.
피부를 숨긴 공포의 빠른 도주도
가슴까지 흔들며 분명하게 보인다.
무자비한 욕망이 표정 죽이고
우리 사이에 집과 공장을 짓는다.

나는 항생제를 먹기 시작했다.
기적의 알약은 커지기만 하고
주위를 날아다니는 공기의 입들이
사는 것은 상처를 받는 것이라고 떠들며
살충제의 바람을 만들어 주위에 뿌린다.
그래도 피나지 않는 상처를
두 손에 들고 사는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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