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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수] 달빛동화/문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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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30회 작성일 2025-04-08 11:09:0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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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동화/문인수

달은 언제나 우리들보다 몇 살 더 많았다.
달이 앞장 서 갔다.
아이들 여럿이 하고 함께 갔다.
별을 헤면서 갔다.
얼마나 많이들 헤아려 담았을까
긴 둑길을 너무 멀리 올라가 있었고
불현듯 무서웠다.
누가, 귀신 온다! 소리 치며 뛰었다 다들 뛰었다.
먼 갈갯마을 개 짖는 소리들이 뒷꿈치를 물듯물듯 따라왔다.
문을 쾅 닫고 문구멍으로 내다봤다.
벌쭘 열린 삽짝 밖으로 빙긋이
달이 나가고 있었다.
달에게 주먹감자를 먹이고 싶었지만 못했다.

- 『세상 모든 길은 집으로 간다』(문학아카데미,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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