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남] 첫눈을 기다림/장석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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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을 기다림/장석남
녹이 슨 수레바퀴가 담장에 기대어 있네
낮게 드리운 하늘과 숲과는 아침부터 손톱 발톱 깎고
흐린 날을 골라 오는 더딘 객을 기다리는데
어스름에 불 켜면 불빛이나 들여다보러 오려는지
벗어놓은 신발짝이나 적시러 오려는지
허기진 소년배들처럼 몰려오려는지
정갈히 차리고 오는 새 풍경을
손발톱이나 좀 깎고 설레어 기다리니
그 참을성 많이 길러서 억울할 것 하나 없네
- 장석남, 『고요는 도망가지 말아라』(문학동네, 2012)
녹이 슨 수레바퀴가 담장에 기대어 있네
낮게 드리운 하늘과 숲과는 아침부터 손톱 발톱 깎고
흐린 날을 골라 오는 더딘 객을 기다리는데
어스름에 불 켜면 불빛이나 들여다보러 오려는지
벗어놓은 신발짝이나 적시러 오려는지
허기진 소년배들처럼 몰려오려는지
정갈히 차리고 오는 새 풍경을
손발톱이나 좀 깎고 설레어 기다리니
그 참을성 많이 길러서 억울할 것 하나 없네
- 장석남, 『고요는 도망가지 말아라』(문학동네,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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