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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도] 겨울 저수지/조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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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25회 작성일 2025-04-14 13:12:1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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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저수지/조재도

드라이브 끝 저수지에 닿았네
우리처럼 저수지의 물들이 꼭 껴안고 있었네
얼음의 두께는 알 수 없었으나
이별이 오기 전 헤어질 수 없는
사랑의 두께였네
눈이 내려 언 길에 차가 미끄러져 있었네
그들도 우리처럼 드라이브 하다
사랑의 빙판에 미끄러진 것이었네
물 위에 광활하게 덮인 얼음뚜껑을 보며
우린 산책을 했네
가창오리 뗀가 아무튼 작고 검은 점의 새들이
얼음 위 나란히 서 있었네
불어오는 찬바람에
코와 뺨이 빨갛게 얼었네
그래도 좋아 우린 웃었네
만져보진 않았지만
나를 사랑하는 당신의 가슴이 따뜻할 것 같았네
봄이 오면 봄바람에
저수지의 얼음뚜껑이 열리듯
당신의 가슴이 열릴 거라 믿었네
참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린 오래 산책했고
한 말보다 하지 않은 말이 더 많았네
눈이 내리면 얼음 위 검은 새들도
하얗게 하얗게 묻힐 듯한 저녁이었네

- 『소금 울음』(실천문학사,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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