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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성] 칸나, 홀로 피다/정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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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3회 작성일 2025-04-18 10:48:3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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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나, 홀로 피다/정희성

어쩌나
거덜난 가문 같은 구월 정원
낡은 紋章 같은 노랑 칸나
꽃잎 한 타래
쏘옥
쏘아 올렸다.

어쩌나
다들 올려다보다
꽃대궁 덜 여문 甘菊이 먼저 엎어졌다
내친 김에 길에 누워 꽃자리 폈다

가을 오기까지는
어쩌나
칸나 혼자 욕보겠다.

- 『지금도 짝사랑』(천년의시작,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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