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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영] 연애의 법칙/진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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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75회 작성일 2025-02-11 08:52:5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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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법칙/진은영

 너는 나의 목덜미를 어루만졌다
 어제 백리향의 작은 잎들을 문지르던 손가락으로
 나는 너의 잠을 지킨다
 부드러운 모래로 갓 지어진 우리의 무덤을 낯선 동물이 파헤치지 못하도록
 해변 가의 따스한 자갈들, 해초들
 입 벌린 조가비의 분홍빛 혀 속에 깊숙이 집어넣었던
 하얀 발가락으로
 우리는 세계의 배꼽 위를 걷는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포옹한다
 수요일의 텅 빈 체육관, 홀로, 되돌아오는 샌드백을 껴안고
 노오란 땀을 흘리며 주저앉는 권투선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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