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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끝별] 살구꽃이 지는 자리/정끌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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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56회 작성일 2025-03-07 15:50:1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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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꽃이 지는 자리/정끌별


바람이 부는 대로
잠시 의지했던 살구나무 가지 아래
내 어깨뼈 하나가 당신 머리뼈에 기대 있다
저 작은 꽃잎처럼 사소하게
당신 오른 손바닥뼈 하나가 내 골반뼈 안에서
도리 없이 흩어지고 있다

꽃 진자리가 비어간다
살구 가지 아래로 부러진 내 가슴뼈들이
당신 가슴뼈를 마주보며 꽃 핀 자리
한 잎 뺨 한 잎 입술 한 잎 숨결
지는 꽃잎도 저리 인연의 자리로 쌓이고
문득 바람도 피해간다

누구의 손가락뼈인지
묶였던 매듭을 풀며 낱낱이 휘날리고 있다

하얗게 얼룩진 꽃 그늘 아래
당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당신이 부쳐준 오래된 편지 한 장을 읽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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