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에 걸린 공/정끝별 > 자

본문 바로가기

회원로그인

오늘
854
어제
861
최대
3,544
전체
298,601
  • H
  • HOME

 

[정끝별] 가지에 걸린 공/정끝별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이창민 조회 193회 작성일 2025-03-07 16:55:23 댓글 0

본문

가지에 걸린 공/정끝별

창공의 공터에
동그랗게 입을 다물고 있는
가출한 동안童顔

누가 데려다 놓았을까
백년 묵은 은행나무 가지 꼭대기에
수은등과 나란히 걸려 있었어

대낮의 아이들이 뻥이야 맘껏 차버린
놀라워라 고 뻥 한번 따라 올라봤으면!
차고 던지고 굴리고 튕기고 날리던
공터의 찬 발들이 쏜살처럼 쏘아 올렸을
오래된 뱃속의 허공

그러나 너무 세게 차지는 마라
공마다 가늠할 수 있는 속도와 높이는 다른 법
가지 사이사이가 모두 삼천포다

가지를 벗어날 수 없는 둥근 허기가
안에서부터 제 거죽 몸을 먹어치우는 사이
초겨울 까지 날아와 날카로운 부리로
가지에 걸린 공을 가늠하고 간다
제 집으로 들앉을 셈인가

- 시와사람 2005 봄호 /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2005, 5-6월호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ITE M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