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개의 변기 - 최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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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변기/최승호
1.
변기에서 검은 혓바닥이 소리친다
고통은 위에서 풍성하게
너털웃음 소리로 쏟아지는 똥이요
치욕은
변소 밑 돼지들의 울음이라고
2.
변기여,
내가 타일가게에서
커다랗게 입 벌린 너를 만났을 때
너는 구멍으로써 충분히
네 존재를 주장했다
마치 하찮고 물렁한 나를
혀 없이도 충분히 삼키겠다는 듯이
네가 커다랗게 입을 벌렸을 때
나는 너보다 더 크게 입을 벌리고
내 존재를 주장해야 했을까
뭐라고 한마디 대꾸해야 좋았을까
말해봐야 너는 귀가 없고 벙어리이고
네 구멍 속으로 밑빠진 허(虛)구렁인데
3.
나는 황색의 개들이 목에 털을 곧두세우고
으르릉거리는 것을 보았다
똥을 혼자서 다 먹으려고
으르릉거리는 변기같은 아가리들을
개들의 시절의 욕심쟁이 개들아
너희들은 똥을 먹어도 참 우스꽝스럽고 넉살좋게 먹는다
구토도 없이
구토도 없이
나는 개들의 시체 즐비한 보신탕 골목에서
삶은 개의 뒷다리를 보았건만
1.
변기에서 검은 혓바닥이 소리친다
고통은 위에서 풍성하게
너털웃음 소리로 쏟아지는 똥이요
치욕은
변소 밑 돼지들의 울음이라고
2.
변기여,
내가 타일가게에서
커다랗게 입 벌린 너를 만났을 때
너는 구멍으로써 충분히
네 존재를 주장했다
마치 하찮고 물렁한 나를
혀 없이도 충분히 삼키겠다는 듯이
네가 커다랗게 입을 벌렸을 때
나는 너보다 더 크게 입을 벌리고
내 존재를 주장해야 했을까
뭐라고 한마디 대꾸해야 좋았을까
말해봐야 너는 귀가 없고 벙어리이고
네 구멍 속으로 밑빠진 허(虛)구렁인데
3.
나는 황색의 개들이 목에 털을 곧두세우고
으르릉거리는 것을 보았다
똥을 혼자서 다 먹으려고
으르릉거리는 변기같은 아가리들을
개들의 시절의 욕심쟁이 개들아
너희들은 똥을 먹어도 참 우스꽝스럽고 넉살좋게 먹는다
구토도 없이
구토도 없이
나는 개들의 시체 즐비한 보신탕 골목에서
삶은 개의 뒷다리를 보았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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