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 추천시

본문 바로가기

회원로그인

오늘
162
어제
657
최대
3,544
전체
231,289
레몬
  • H
  • HOME 레몬 추천시
추천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이창민 조회 858회 작성일 2021-12-07 14:38:16 댓글 0

본문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燒酒)를 마신다
소주(燒酒)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 <여성> 3권 3호, 1938년 3월호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ITE M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