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잠이 읽던 휄더린 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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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잠이 읽던 휄더린 송가
황정숙
목련꽃을 차로 말리며 뜨거운 잠을 읽는다.
꽃들은 오그라지며 꿈을 꾼다.
한잎 두잎 뒤적거리며 누군가의 기척을 말리는 일.
결국 제 울음을 말리는 일.
바람의 입김에도 나뭇잎은 몸을 떨듯이
늘 마음을 흔드는 시간에는 시곗바늘이 없다.
짧은 봄이 뜨거운 슬픔으로 떠나가곤 했다.
마야의 빌렌도르프의 비너스, 그 풍요의 속살을 감싸던 열기로 살 내음 가득한 허공
북향의 길들을 찾아 나선 꽃들은
오 촉짜리 전구를 하나씩 숨기고 있었다.
봄을 위한 조등이지?
막, 당도하려는 계절을 향해 물었다.
찻잔을 들여다볼 때마다 어느 한 소녀의 비유된 꽃의 형상을 볼 때, 그것은 그 소녀와 똑 닮았다. 우리는 삶을 가지고 있지만, 꽃은 향기를 가지고 있다던 그 슬픈 시인의 삶은 꽃과 봄 사이에만 은유로 읽었다. 길을 깊이 들이마셨다가 짧게 뱉는 것처럼 꽃은 가벼워지고 잠은 점점 희미해지고.
나의 꿈은 은유이거나 비유
어느 계절에도 마침표를 찍지 않았기에
휄더린의 송가를 읽던 뜨거운 잠의 목련
그 낱장을 찻잔에 넣고 봄을 우려내는 것이다.
2021 『시로여는세상』 가을호 발표
황정숙
목련꽃을 차로 말리며 뜨거운 잠을 읽는다.
꽃들은 오그라지며 꿈을 꾼다.
한잎 두잎 뒤적거리며 누군가의 기척을 말리는 일.
결국 제 울음을 말리는 일.
바람의 입김에도 나뭇잎은 몸을 떨듯이
늘 마음을 흔드는 시간에는 시곗바늘이 없다.
짧은 봄이 뜨거운 슬픔으로 떠나가곤 했다.
마야의 빌렌도르프의 비너스, 그 풍요의 속살을 감싸던 열기로 살 내음 가득한 허공
북향의 길들을 찾아 나선 꽃들은
오 촉짜리 전구를 하나씩 숨기고 있었다.
봄을 위한 조등이지?
막, 당도하려는 계절을 향해 물었다.
찻잔을 들여다볼 때마다 어느 한 소녀의 비유된 꽃의 형상을 볼 때, 그것은 그 소녀와 똑 닮았다. 우리는 삶을 가지고 있지만, 꽃은 향기를 가지고 있다던 그 슬픈 시인의 삶은 꽃과 봄 사이에만 은유로 읽었다. 길을 깊이 들이마셨다가 짧게 뱉는 것처럼 꽃은 가벼워지고 잠은 점점 희미해지고.
나의 꿈은 은유이거나 비유
어느 계절에도 마침표를 찍지 않았기에
휄더린의 송가를 읽던 뜨거운 잠의 목련
그 낱장을 찻잔에 넣고 봄을 우려내는 것이다.
2021 『시로여는세상』 가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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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민님의 댓글
이창민 작성일쵝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