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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2021년 국제신문 신춘문예]고독사가 고독에게/박소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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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61회 작성일 2025-03-03 13:02:0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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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가 고독에게/박소미

나는 자궁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태동을 알아채는 침묵 이전의 기억 밑으로 밑으로, 웅크리고 있다
두 팔로 무릎을 감싸 안고 재생에 몰두한다
어느 애도가 부재를 지나 탯줄로 돌아올 때까지, 타자의
몸 속을 오가는 이 반복은 고고학에 가깝다
생환의 뒷면은 그저 칠흑 덩어리일까 벽과 벽 사이 미세
한 빗살로 존재할 것 같은 한숨이 어둠 안쪽 냉기를 만진다
사금파리 녹여 옹기 만들 듯 이 슬픔을 별자리로 완성케 하는 일,
아슴푸레 떨어지는 눈물도 통로가 될까 북녘으로 넘어가는
해거름이 창문 안으로 울컥, 쏟아져 내린다
살갗에 도착한 바람은 몇 만 년 전 말라버린
강의 퇴적, 불을 켜지 않아도
여기는 발굴되지 않는 유적이다 잊기 위해 다시,
죽은 자의 생애를 읊조려본다
그래 다시, 귀를 웅크리지 태아처럼, 점점 화석이 되어 가는
기분이야 떠나면서 자꾸 뒤를 돌아본다
방안이 점점 어두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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