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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006]서울 목공소/양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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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240회 작성일 2024-09-26 20:17:3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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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목공소/양해기

굵은 팔뚝이 대패를 간다 지난해 나무아래에 파묻은 딸아이의 울음소리를 내며 나무의 굳은 껍질이 떨어져 나간다 잔뜩 날이 선 대패는 켜켜이 붙은 나무의 나이테를 차례로 안아 낸다 얇은 나무판자에 땅-땅 못 총을 쏘아대는 사내의 얼굴이 마치 성장을 멈춘 어린 통나무 같다 사내의 가슴팍에서 땀이 배어 나온다 땀은 가장 자리에 틀을 만들며 헐렁한 런닝에 격자무늬 창살을 짜 넣는다 사내의 창을 열면 운동장에 아이들이 뛰어 다닌다 갈래머리 딸아이가 달려와 매달린다 다시 사내의 모습이 사라진다 사내 앞에 놓인 통나무 안엔 사내와 팔뚝 그리고 그의 딸아이가 뛰어 다니는 통로가 있다 팔뚝은 나무를 엮어 하루 종일 창문을 내고 사내의 딸아이가 창 밖을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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