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초-박경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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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초
박경임
신도시 개발로 파헤쳐진 한쪽에
붉은 알몸의 동산이 생겼다
바람의 등을 타고 풀씨가 날아와
부끄러운 알몸을 안아주었고
동산은 초록의 옷을 입고 나풀거렸다
잡초가 어울려 살던 동산에
잔디와 정원수가 도착했다
잡초들은 뽑혀 길가에 널브러지고
동산은 비단 잔디로 옷을 갈아입었다
아름다운 정원수로 머리를 다듬고
가르마같은 산책로가 생기면서
붉은 알몸이던 동산은 공원이라는 이름도 얻었다
좁은 골목길 낡은 의자에 앉아
손자를 기다리던 할머니
그들이 떠난 자리에 머물던 잡초들은
또다시 부초가 되었다
끈질기게 남아
잔디 사이에 뿌리내린 작은 풀꽃이
아침 인사를 건네는데
아직 떠나지 못한 강아지풀이 모여
새벽 바람을 견디고 있다
박경임
신도시 개발로 파헤쳐진 한쪽에
붉은 알몸의 동산이 생겼다
바람의 등을 타고 풀씨가 날아와
부끄러운 알몸을 안아주었고
동산은 초록의 옷을 입고 나풀거렸다
잡초가 어울려 살던 동산에
잔디와 정원수가 도착했다
잡초들은 뽑혀 길가에 널브러지고
동산은 비단 잔디로 옷을 갈아입었다
아름다운 정원수로 머리를 다듬고
가르마같은 산책로가 생기면서
붉은 알몸이던 동산은 공원이라는 이름도 얻었다
좁은 골목길 낡은 의자에 앉아
손자를 기다리던 할머니
그들이 떠난 자리에 머물던 잡초들은
또다시 부초가 되었다
끈질기게 남아
잔디 사이에 뿌리내린 작은 풀꽃이
아침 인사를 건네는데
아직 떠나지 못한 강아지풀이 모여
새벽 바람을 견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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