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조성례 > 조성례의 시

본문 바로가기

회원로그인

오늘
333
어제
600
최대
3,544
전체
206,365
레몬은시다
조성례의 시

 

하루살이-조성례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이창민 조회 179회 작성일 2021-11-17 12:53:09 댓글 0

본문

하루살이
  조성례

랜턴불빛에
하루살이들이 까맣게 몰려온다
눈이며 입으로 달려드는 그들
손짓으로 막으려 하지만
막무가내
한 판 잔치를 벌리려나보다
불빛을 조명 삼아 전신을 흔들어 댄다

날아야만 종족번식을 위한 짝을 찾을 수 있는 날것들,
오직 날기만 하기위해 태어 난 듯
암수가 만나면 먼 비행을 시작 한다는데
제 이름에 부여받은 짧은 생명에 대한
마지막 향연을 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루라는 말속에는
궁핍하고 쫒기는 애달픔이 있다
애련리 철다리 아래서 달리는 기차의 굉음에
귀를 막고 함께 달려보고 싶은 때
저처럼 날갯짓을 하면서 헐떡였지
하루를 견디기 위한 허기에 지쳐 젊은 날을 건너왔던
시간이 흐를수록
하루를 넘기는 고된 마지막 몸짓,

어둠은 점점 짙어지고
사위가 느려지며 잦아져 가는 날갯소리들
하루가 또 그렇게 생을 마친다

<2020 가을호 리토피아 가을호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ITE M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