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여는세상] [2015년 시로여는세상 신인상-4] 비상구/장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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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구/장정욱
당신이 구름을 묻어 놓고 간 계단에
칸칸이 새겨진 유언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건널 수 없는 어제와 오늘의 관계
죽은 글자들이 계단을 타고 올라온다
계단 위 화초들은 저마다 목을 꺽은 채
마른 향기를 풍긴다
풍선처럼 부풀어 아프지 않은 발목
뚜벅뚜벅 소리를 잃은 지팡이
무릎을 세운 직각의 시선이
한 걸음을 읽어내지 못한다
어젯밤 불어온 흙먼지 사이로
묘지의 냄새가 터벅터벅 올라온다
당신이 그려 놓고 간 괄호 속
부르지 못할 어둠만 가득 차
밖으로 얼굴을 내밀지 못한다
연락되지 않는 어제와 오늘
이리저리 흩어진 뼛가루 같은 말들
한 칸의 먼지 되어
먼 훗날을 풀석거린다
지나온 계단 밑으로
당신의 호흡이 흘러내린다
당신의 그림자는 한 칸씩 사라지고
나는 또 계단을 한 칸씩 쌓아 올린다
당신이 구름을 묻어 놓고 간 계단에
칸칸이 새겨진 유언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건널 수 없는 어제와 오늘의 관계
죽은 글자들이 계단을 타고 올라온다
계단 위 화초들은 저마다 목을 꺽은 채
마른 향기를 풍긴다
풍선처럼 부풀어 아프지 않은 발목
뚜벅뚜벅 소리를 잃은 지팡이
무릎을 세운 직각의 시선이
한 걸음을 읽어내지 못한다
어젯밤 불어온 흙먼지 사이로
묘지의 냄새가 터벅터벅 올라온다
당신이 그려 놓고 간 괄호 속
부르지 못할 어둠만 가득 차
밖으로 얼굴을 내밀지 못한다
연락되지 않는 어제와 오늘
이리저리 흩어진 뼛가루 같은 말들
한 칸의 먼지 되어
먼 훗날을 풀석거린다
지나온 계단 밑으로
당신의 호흡이 흘러내린다
당신의 그림자는 한 칸씩 사라지고
나는 또 계단을 한 칸씩 쌓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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