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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임] 온기/박경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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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20회 작성일 2025-04-09 12:22:1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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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기/박경임                           

휘어진 다리
뼈에 달라붙은 피부
코에 달아 맨 밥줄
말을 잃어버린 눈동자
엄마는 이 모든 껍데기를 버렸다

십년을 끌어안고 있던
침대에서 내려와
불꽃 속으로 사라졌다

찢어진 노트 한 장도 채우지 못한
가루로 남았다
허리와 무릎을 지탱하던
철심과 용수철은
달궈진 채 씩씩거리다
녹아내릴 순간에 튀어나왔다

던져진 존재로 살다가
스스로 거두지 못한
생명을 이어 온 시간
할 말이 많았는지 눈 감지 못했다

설 익은 봄 길에
항아리에 담긴 엄마는 서서히 식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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