뚫다-권담희 > 레몬의 시

본문 바로가기

회원로그인

오늘
153
어제
947
최대
3,544
전체
230,623
Seein
  • H
  • HOME Seein 레몬의 시
레몬의 시

뚫다-권담희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이창민 조회 671회 작성일 2021-11-13 18:59:28 댓글 0

본문

뚫다 
      권담희

복숭아 씨는 복숭아나무를 품고 있고
살구 씨 속에는 살구나무가 살고 있고
감나무는 감 씨앗 속에 오롯하다

나는 무슨 씨앗이어서 가슴 속 가득
그대를 품고 있는 것인가

귀 기울여봐 한 번,
조곤조곤 속살속살 배젖 갉는 소리
그대가 지나는 자리
부푸는 공기로 단단한 종피(種皮)
깨지는 소리
여린 몸짓으로  더듬고 더듬어
캄캄한 흙 속 길을 내고
내 가슴을 뚫어내는 뾰족,소리

복숭아나무는 복숭아 씨를 뚫고
살구나무는 살구 씨를 뚫고
감나무는 감 씨앗을 뚫고 나온다

그대는 무슨 나무이어서
내 속을 뚫고 나오는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ITE M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