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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의 시

허공에 그린 얼굴-이하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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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884회 작성일 2021-12-08 01:00:4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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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에 그린 얼굴
                                  이하재
                 
백지 위에 진한 물감으로 그리면
백 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을 것 같아
손 내밀면 닿을듯한 허공에다
손가락으로 그렸습니다 당신의 얼굴을

바람이 불면 바람결에 날아갈 줄 알았는데
비가 오면 빗물에 씻겨갈 줄 알았는데
비바람 눈보라가 몰아치고 강산이 바뀌어도
자꾸만, 자꾸만 떠오르는 당신

당신은 웃고 있네요
꽃다방에서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날처럼
꽃잎이 피어나듯 고운 입술이 열리고
보석처럼 하얀 이빨이 반짝입니다

장난기 넘치는 눈가에 까만 점 하나
내가 눈물점이라고 놀려대면
당신은 복점이라며 그저 웃었지요

나도 따라 웃어봅니다
울컥울컥 솟아올라 부서지는 웃음을
행복했던 추억들이 눈물을 타고 흐릅니다

아! 나 살아서는 못 잊을 사람아
당신이 그리운 날이면 보고 또 보렵니다
푸르게 시린 까마득히 먼 하늘가
허공에 그린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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