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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구] 연심이 고모/곽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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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7회 작성일 2025-06-17 21:41:3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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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심이 고모/곽재구

연심이 고모 아는 사람 없다
그 아들 두칠이 아는 사람 없다
토벌대에 잡힌 산사람 남편 구하기 위해
연심이 고모 토벌대장에게 몸 주었다
큰 애기 적부터 몸달았던 만수
웃으며 긴 밤 내내 연심이 고모 껴안았다
잡혔다던 남편 석주관 계곡 시체로 발견되고
남편 대신 열 달 만에 아들 하나 얻었다
연심이 고모 슬픔 북두칠성처럼 빛났다
연심이 고모 섬진강 물가에서 두칠이와 살았다
아버지 바뀐 두칠이는 어릴적부터 푼수
나이 서른 되어서야 광주 건축 공사장 일 나갔다
잡부 일 보름 만에 두칠이 광주에서 죽었다
바보 두칠이 금남로에서 왜 사람 패냐고
공수대원에게 달겨들다 칼맞아 죽었다
부처님 오신 날에 피 쏟으며 죽었다
연심이 고모 미쳐 뛰다 줄초상 났다
석주관 섬진강 물가에 피 쏟으며 죽었다
칡꽃 향기 얼얼한 늦여름 옛 지아비
쓰러진 그 자리에 농약 먹고 죽었다.

- 『서울 세노야』(문학과지성사,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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