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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광규] 소주병/공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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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433회 작성일 2025-02-05 11:16:5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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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병/공광규

 술병은 잔에다
 자기를 계속 따라주면서
 속을 비워간다
 
 빈 병은 아무렇게나 버려져
 길거리나
 쓰레기장에서 굴러다닌다
 
 바람이 세게 불던 날 밤 나는
 문 밖에서
 아버지가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다
 나가보니
 마루 끝에 쪼그려 앉은
 빈 소주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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