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택] 계란 프라이/김기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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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프라이/김기택
자궁처럼 둥글고
정액처럼 걸죽하고 투명한 액체인
병아리는
이윽고 납작해진다 후라이팬 위에서
점점 하얗게 굳어지면서
꿈틀거린다 뜨거운 식용유를 튀기며
꿈틀거린다 불투명한 방울을 들썩거리며
꿈틀거린다 고소한 비린내를 풍기며
꿈틀거린다 굳어버린 눈 굳어버린 날개로
꿈틀거린다 보이지 않는 등뼈와 핏줄을 오그라뜨리며
한 번도 떠보지 못한 눈과
한 번도 뛰어보지 못한 심장과
아무 것도 먹어본 적이 없는 노란 부리와
아무 것도 싸본 적이 없는 똥구멍이
평등하게 뒤섞여 굳어버린
계란 후라이
흰 접시 위에 담겨진다
자궁처럼 둥글고
정액처럼 걸죽하고 투명한 액체인
병아리는
이윽고 납작해진다 후라이팬 위에서
점점 하얗게 굳어지면서
꿈틀거린다 뜨거운 식용유를 튀기며
꿈틀거린다 불투명한 방울을 들썩거리며
꿈틀거린다 고소한 비린내를 풍기며
꿈틀거린다 굳어버린 눈 굳어버린 날개로
꿈틀거린다 보이지 않는 등뼈와 핏줄을 오그라뜨리며
한 번도 떠보지 못한 눈과
한 번도 뛰어보지 못한 심장과
아무 것도 먹어본 적이 없는 노란 부리와
아무 것도 싸본 적이 없는 똥구멍이
평등하게 뒤섞여 굳어버린
계란 후라이
흰 접시 위에 담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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