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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사성] 빈 항아리 / 홍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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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21회 작성일 2024-10-06 16:28:0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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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항아리 / 홍사성

  시골집 장독간 한편
  별로 아름다울 것 없는, 무늬 없는
  속 빈 간장 항아리

  누구 하나 쳐다보지 않아도
  말 한마디 붙이지 않아도
  겨울 가면 가는 대로 봄 가면 가는 대로

  된장 항아리, 고추장 항아리 틈에 끼어
  울 너머 노란 개나리
  무연히 바라본다

  가랑잎 따라 떠나 돌아오지 않는
  그 사람 기다리다
  속은 삭고 껍데기만 남은
  쓸쓸함마저 비워버린 이모처럼

  - 홍사성,​『내년에 사는 法』(책만드는집,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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