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끝별] 주름을 엿보다/정끝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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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을 엿보다/정끝별
뼈와 뼈 사이에 살이 있다
벌어지고 구부러진 틈으로
검은 송사리 떼가 일구어놓은 물결이
살과 살을 잇는다
배를 묶어두는 밧줄처럼
바람에 흔들리는 허공을 이어놓고
풀어내고 가두는 인연을 당길 때마다
흔들림을 정지시키며
배들을 튕겨주는 힘줄
송사리 떼가 들락이며 제 길을 넓힐 때마다
살과 살은 부드럽게 접혀지고
뼛속까지 출렁이는
이 오래된 계단을 따라
연하디연한 무릎 주름이 걸어들어간다
가만 보면
겹겹이 뜬 노곤한 봄날,누군가의
눈물 맺힌 밧줄이 풀리고 있다
- 2004 제49회 現代文學賞 수상시집 / 피어라,석유! / 현대문학
뼈와 뼈 사이에 살이 있다
벌어지고 구부러진 틈으로
검은 송사리 떼가 일구어놓은 물결이
살과 살을 잇는다
배를 묶어두는 밧줄처럼
바람에 흔들리는 허공을 이어놓고
풀어내고 가두는 인연을 당길 때마다
흔들림을 정지시키며
배들을 튕겨주는 힘줄
송사리 떼가 들락이며 제 길을 넓힐 때마다
살과 살은 부드럽게 접혀지고
뼛속까지 출렁이는
이 오래된 계단을 따라
연하디연한 무릎 주름이 걸어들어간다
가만 보면
겹겹이 뜬 노곤한 봄날,누군가의
눈물 맺힌 밧줄이 풀리고 있다
- 2004 제49회 現代文學賞 수상시집 / 피어라,석유! / 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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