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옥관] 뭉툭하다/장옥관
페이지 정보
본문
뭉툭하다/장옥관
무참하게 쥐어뜯긴
몸체만 덩그런 버짐나무를 보는 순간
어디서 찬송가 소리가 들려왔다
왁자한 시장통 악다구니 속
바위를 뚫듯 길을 열어나가던 그 사내
고무판으로 동여맨 뭉툭한 허벅지
움직일 때마다 움칫움칫 고깃덩이는 살아 있다고
그래, 몸통만으로 또 하루를 견디는
무두질한 가죽의 마흔 살
막무가내,
머리로 치받으며 세월의 막다른 골목까지
밀고 가보자는 것
아랫도리 둥치를 찢고 새어나오는
저 짙푸른 비명처럼,
비계덩이 굵은 허리통에서 비어져 나오는
저 뭉툭한 신음소리처럼,
- 『하늘 우물』(세계사, 2003)
무참하게 쥐어뜯긴
몸체만 덩그런 버짐나무를 보는 순간
어디서 찬송가 소리가 들려왔다
왁자한 시장통 악다구니 속
바위를 뚫듯 길을 열어나가던 그 사내
고무판으로 동여맨 뭉툭한 허벅지
움직일 때마다 움칫움칫 고깃덩이는 살아 있다고
그래, 몸통만으로 또 하루를 견디는
무두질한 가죽의 마흔 살
막무가내,
머리로 치받으며 세월의 막다른 골목까지
밀고 가보자는 것
아랫도리 둥치를 찢고 새어나오는
저 짙푸른 비명처럼,
비계덩이 굵은 허리통에서 비어져 나오는
저 뭉툭한 신음소리처럼,
- 『하늘 우물』(세계사, 2003)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