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 새롭지 않은 것은 없다-신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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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 새롭지 않은 것은 없다
신경림
이사할 적에는 새 바람 새 빛을 바랐나보다.
그래서 나는 실망한다, 십칠년 만에 이사한 동네가
옛날에 떠났던 바로 그 동네여서.
그래도 반가워서 이 언덕 저 골목 서성이는데
놀랍구나, 모든 게 이렇게 새롭다니.
아기들이 새롭다, 연립주택 낡은 문을 밀고 나오는.
젊은 엄마들이 새롭다, 뒤따라 나오는 헐렁한 옷 속의.
그루터기가 새롭다, 가지 잘린 플라타너스의.
간판이 새롭다, 새로 단장한 머리방의.
새롭지 않은 것은 오직, 오래되고 낡은 것들 속에서
새로운 것을 찾아 걷는 내 걸음뿐.
* 출처 : 신경림 시집 <뿔> 창작과 비평사 / 창비시선218
신경림
이사할 적에는 새 바람 새 빛을 바랐나보다.
그래서 나는 실망한다, 십칠년 만에 이사한 동네가
옛날에 떠났던 바로 그 동네여서.
그래도 반가워서 이 언덕 저 골목 서성이는데
놀랍구나, 모든 게 이렇게 새롭다니.
아기들이 새롭다, 연립주택 낡은 문을 밀고 나오는.
젊은 엄마들이 새롭다, 뒤따라 나오는 헐렁한 옷 속의.
그루터기가 새롭다, 가지 잘린 플라타너스의.
간판이 새롭다, 새로 단장한 머리방의.
새롭지 않은 것은 오직, 오래되고 낡은 것들 속에서
새로운 것을 찾아 걷는 내 걸음뿐.
* 출처 : 신경림 시집 <뿔> 창작과 비평사 / 창비시선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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