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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금이 절창이다 - 문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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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804회 작성일 2021-11-02 11:18:5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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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금이 절창이다/문인수

 물들기 전에 개펄을 빠져나오는 저 사람들 행렬이 느릿하다.
물밀며 걸어 들어간 자국 따라 무겁게 되밀려 나오는 시간이다. 하루하루 수장되는 저 길, 그리 길지 않지만
 지상에서 가장 긴 무척추 배밀이 같기도 하다. 등짐이 박아 넣는 것인지,
뻘이 빨아들이는 것인지 정강이까지 빠지는 침묵, 개펄은 무슨 엄숙한 식장 같다. 어디서 저런,
삶이 몸소 긋는 자심한 선을 보랴, 그림 같다, 사정없이 계속
 셔터를 누른다. 여인네들… 여 나문 명 누더기 누더기 다가온다. 흑백
 무성영화처럼 내내 아무런 말, 소리 없다. 최후처럼 쿵,
트럭 옆 땅바닥에다 조갯짐 망태를 부린다. 내동댕이치듯 벗어 놓으며 저 할머니, 꺼질듯 첫
 일성을 토한다. "어매 징한 거, 참말로 죽는 거시 낫것어야" 참말로, 정색이다. 말짱
 카메라에 박지 못한 것, 철컥- 가슴에 와 박히는 것, 뭉툭한 뒤축 같은 것,
늙은 연명이 뱉은 저 말이 절창이다. 질펀하게 번지는 만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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